천재라는 재능보다 그 재능을 가진 사람을 어떻게 대하는가가 이 영화의 진짜 주제였다.
<굿윌헌팅 (goo>은 1997년 영화지만, 지금 다시 봐도 낡은 구석이 거의 없다.
그 이유 중 하나는 이 각본을 쓴 두 사람이 스물다섯 살 남짓의 무명 배우였다는 사실에 있다.
이번 리뷰에서는 영화 자체의 이야기뿐 아니라, 맷 데이먼과 벤 애플렉이 어떻게 이 각본을 완성했는지도 함께 짚어봤다.

영화 기본 정보
감독: 거스 밴 샌트
각본: 맷 데이먼, 벤 애플렉
주요 출연: 맷 데이먼(윌 헌팅), 로빈 윌리엄스(숀 맥과이어), 벤 애플렉(처키 설리번), 미니 드라이버(스카일러), 스텔란 스카스가드(제럴드 램보 교수), 케이시 애플렉(모건)
개봉: 1997년 (한국 1998년)
러닝타임: 2시간 6분
수상: 제70회 아카데미 시상식 남우조연상(로빈 윌리엄스), 각본상(맷 데이먼·벤 애플렉) — 작품상 등 9개 부문 후보, 골든글로브 각본상도 수상

배우가 각본까지 쓴다는 것 — 이 영화의 시작
이 영화가 특별한 이유는 완성된 결과물 이전에, 만들어진 과정 자체에 있다.
맷 데이먼은 하버드대학 재학 시절 수업 과제로 짧은 이야기를 하나 썼는데, 그 시절부터 절친했던 벤 애플렉과 함께 이 이야기를 확장해 장편 각본으로 완성했다.
두 사람 모두 당시엔 조연급 단역을 전전하던 신인 배우였고, 감독 롭 라이너와 각본가 윌리엄 골드먼 같은 선배들의 조언을 받아가며 각본을 다듬었다고 알려져 있다.
이 각본은 처음엔 여러 제작사에서 퇴짜를 맞았다.
대형 스튜디오들은 각본은 마음에 들어했지만, 무명인 맷 데이먼을 주연으로 세우는 데는 난색을 표했다.
결국 미라맥스가 제작을 맡았고, 연출을 두고 이견이 있었지만 두 사람이 강하게 요청한 끝에 거스 밴 샌트가 감독을 맡게 됐다.
영화는 천만 달러 안팎의 제작비로 만들어져 전 세계에서 2억 달러가 넘는 흥행 수익을 올렸고, 두 사람은 이 영화로 스물일곱의 나이에 아카데미 각본상을 공동 수상하며 할리우드의 신예로 떠올랐다.
흥미로운 후일담도 있다. 두 사람은 완성된 각본의 판권을 60만 달러에 팔았는데, 세금과 에이전트 수수료를 떼고 나니 각자 11만 달러 정도가 남았고, 그 돈으로 지프를 한 대씩 사고 파티하우스를 빌려 쓰다 반 년 만에 다시 빈털터리가 됐다고 훗날 애플렉이 밝힌 적이 있다. 그리고 몇 달 뒤, 이 각본은 두 사람에게 오스카 트로피를 안겨줬다.

줄거리 요약
MIT의 청소부로 일하는 윌 헌팅(맷데이먼)은 수학 교수 램보가 낸 난제를 몰래 풀어놓고 사라지는 인물이다.
어릴 적 학대의 상처로 마음을 굳게 닫은 채 살아가던 그는, 폭행 사건으로 법정에 서게 되고, 램보 교수의 도움으로 실형 대신 심리 상담을 조건으로 풀려난다.
여러 상담사를 거치며 번번이 상담을 무산시키던 윌 앞에, 램보의 오랜 친구이자 심리학 교수인 숀 맥과이어(로빈윌리엄스)가 등장하면서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.

왜 이 영화가 지금도 유효한가
이 영화의 핵심은 재능 있는 사람이 성공하는 이야기가 아니라, 재능과 상관없이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다룬 이야기라는 데 있다.
윌은 자신을 지적으로 압도하려는 사람 앞에서는 방어적으로 굴지만, 자신의 상처를 있는 그대로 인정해주는 사람 앞에서야 비로소 무너진다.
숀이 윌에게 반복해서 건네는 말은 어떤 조언이나 해법이 아니라, 그저 네 잘못이 아니라는 확인이었다.
이 단순한 확인이 지적 능력으로는 절대 도달할 수 없는 자리에 있다는 걸, 영화는 차분하게 보여준다.
지금 시점에서 봐도 이 메시지는 여전히 유효하다. 능력주의가 당연시되는 시대일수록, 사람들은 자신의 가치를 성과로만 증명하려 든다.
윌이 MIT에서 청소부로 일하면서도 세계 최고 수준의 수학 문제를 풀어내는 설정 자체가, 능력과 그 능력을 받아들이는 자존감은 완전히 다른 문제라는 걸 보여주는 장치다.
아무리 뛰어난 사람도 자기 안의 상처를 직면하지 않으면 그 자리에 계속 멈춰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은, 30년 가까이 지난 지금도 낯설지 않다.

로빈 윌리엄스, 코미디언에서 멘토로
로빈 윌리엄스는 이 영화 이전까지 주로 코미디 배우로 알려져 있었다.
<죽은 시인의 사회>에서 이미 진지한 연기로 주목받긴 했지만, <굿윌헌팅>의 숀 맥과이어는 그보다 더 절제되고 무거운 역할이었다.
아내를 잃은 슬픔을 안고 살아가면서도 윌 앞에서는 흔들리지 않는 어른의 모습을 보여주는 이 연기로, 그는 이 영화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아카데미 남우조연상을 받았다.
코미디로 다져진 특유의 유연한 리듬감이 상담 장면들에 자연스러운 생기를 불어넣는데, 그 덕분에 자칫 무거워질 수 있는 심리극이 계속 사람 냄새를 유지한다.

총평
<굿윌헌팅>은 화려한 연출이나 반전으로 승부하는 영화가 아니다.
대신 두 사람이 마주 앉아 나누는 대화만으로 감정의 밀도를 쌓아 올린다.
이 각본을 무명이었던 두 배우가 직접 썼다는 사실을 알고 보면, 윌이라는 인물에 두 사람의 실제 보스턴 시절 경험이 얼마나 진하게 배어 있는지가 더 선명하게 느껴진다.
재능을 증명하는 이야기가 아니라, 재능과 상관없이 자신을 지키는 법에 대한 이야기라는 점에서, 이 영화는 시간이 지나도 크게 낡지 않는다.

자주 묻는 질문
Q. 굿윌헌팅은 실화인가?
실화는 아니다. 다만 맷 데이먼과 벤 애플렉이 자란 보스턴 서민 동네의 정서와 인간관계가 각본 곳곳에 반영돼 있다.
Q. 러닝타임과 관람등급은?
2시간 6분이며, 국내 기준 15세 이상 관람가다.
Q. 로빈 윌리엄스의 다른 영화도 추천할 만한가?
<죽은 시인의 사회>와 함께 보면 그의 연기 스펙트럼이 어떻게 확장돼왔는지를 비교해볼 수 있어 추천한다.






